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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화김밥

Gahwa Gimbap Interior design

화목한 집의 정을 담은 김밥


김밥집은 아주 작은 공간에서 시작됩니다. 어린 날, 현관 앞 툇마루에 앉아 도시락 김밥을 기다리던 아이처럼, 이곳의 시간도 느리게 흐릅니다. 문패와 작은 창, 나무 기둥이 있는 이 공간은 ‘집’의 기억을 상징합니다. 군더더기 없이 비워진 벽과 바닥은 오래된 기억을 받쳐주는 여백이 되고, 빛바랜 금속의 질감은 지붕과 기둥에 스며들어 세월의 결을 남깁니다. 단을 올라 들어서는 입구는 마당이 있는 집의 구조를 닮았습니다. 그 위에 놓인 나무 의자는 손대지 않은 그대로의 날것입니다. 유리를 사이에 두고 마주한 의자들은 안과 밖을 이어주면서도 서로 다른 기다림을 만들어냅니다.

작은 주문창은 옛날 부엌의 창을 떠올리게 하며, 기능적인 동시에 따뜻한 직관성을 지닙니다. 천장에 매달린 석가래는 현대적으로 재해석되어, 작은 조명들이 별처럼 반짝이는 집의 밤을 떠올리게 합니다. 공간 속의 디테일들은 ‘기다림’과 ‘정’을 불러옵니다. 눈에 띄지 않는 구멍 하나에도 집의 숨결이 배어 있습니다. 김밥집의 모든 요소는 결국 ‘화목한 집’을 이루는 장치가 됩니다.

소풍 가는 날, 김밥 도시락을 기다리던 그 특별한 기억이 지금의 가화김밥을 만들었습니다.
소풍은 빨리 가고 싶고, 김밥은 아직 만들어지고 있는데, 구수한 밥 냄새와 고소한 참기름 냄새가 발을 동동 구르게 만들었지요. 그래도 ‘끝트머리’, 혹은 ‘꼬다리’라 불리는 그 한 조각은 에피타이저처럼 꼭 먼저 맛봐야 김밥의 퀄리티를 확인하고 안심 할 수 있었지요. 엉덩이만 걸터앉을 수 있는, 마루 같지만 마루가 아닌 곳에서 신발을 신고 김밥을 기다리던 그 시간의 설렘은 지금 어떤 김밥도 줄 수 없는 나만의 김밥으로, 아직도 기억 속에 고소하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가화김밥의 공간은 그런 집을 모티브로 디자인되었습니다. 툇마루와 처마, 낡은 기둥, 오래된 나무 의자, 나무로 된 창 같은 것들. 이제는 모두 현대적으로 다듬어져 군더더기 없이 자리하고 있지만, 그 안에는 여전히 옛집의 따뜻한 기억이 머무르고 있습니다. 가화김밥은 그런 추억을 다시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디자인하고 싶었습니다.

Factsheet

  • Location Seoul, Korea Ubion
  • Client Ubion
  • Area 131.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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